銘記를 찾아서
음악인 으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하나 예로 들으라 하면 마음에 드는 악기를 구한 기쁨이 으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1958년경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경복궁 옆에 있는 수도육군병원의 병실에 어떤 소녀가 기타아(guitar)를 들고 와서 연주하고 있었다.
그 당시로서는 매우 보기 힘들었던 고 엄상옥 선생의 수제작품이었다. 나는 틈이 나면, 그 기타아를 빌려서 연주해 보곤 차츰 아름답게 울리는 음색에 매료되어갔다.
그 병원터에는 고궁의 건물도 남아있었고, 또 300석쯤 되는 계단식 좌석이 둘러진 강당이 있었는데, 의학강의, 교회, 음악당으로 쓰이고 있었다.
그곳에서 열린 한 음악회에서 그 소녀의 기타아를 빌려서 연주한 일이 있었는데, 뜻하지 않던 일이 일어났다.
그 곳에 있었던 음악가나 높은 수준의 음악애호가(音樂愛護家)들이 연주가 끝난 다음에 몰려와서, "이렇게 아름다운 guitar음악을 들은 일은 처음이라고 흥분하고 있었다. 물론 그전에도 한두 번 연주를 한적이 있었지만, 음량이 작아서 전회장에 충분히 들리지 않았었다.악기에 따라서 음악의 효과가 얼마나 다른가 하는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내가 애용하던 악기는 큰 홀에서는 수제악기 앞에서 빛을 잃었었다
그 소녀의 집은 신당동(당시 유락정)에 있었고, 길건너에 있던 왕십리의 엄상옥 선생의 공방을 그 소녀의 안내로 찾아 갔었다.한옥의 문을 들어서니, 넓직한 마루로 쌓인 작은 방은, 사랑방과 연주실을 겸하고 있었으며, 음악하는 손님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 당시, 서울에는 엄상옥, 이완근, 신경철, 세분들이 있었고, 지방에서는 대구, 광주에 소량의 생산은 있었으나, 엄상옥 선생의 수제 guitar명성은 특히 높아서, 뭍사람들의 선망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주 문해서 달포를 기다릴 후에 나의 명기 제 1호는, 이러한 인연으로 구했고, 연대적으로 나의 네번째 소장 악기였다. 당시에는 송판이 앞판으로 쓰였고, 옆과 뒷판은 단풍이 많이 쓰였는데, 스프르스(spruce)나 로즈, 하카란다등 악기제목의 수입이 없었던 그때가 오히려 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순국산제료에 의한 제품으로서 추억이 새롭다. 악기제작에 쓰이는 목재는 최소한 20 내지 30년동안 건조시킨 것이 쓰인다.
오래된 나무일수록 건조가 잘되어 소리가 좋고, 뒤틀림이나 변형이 적다. 그때에도 고가구, 고옥(헌집)에서 나온 목재가 나오면, 좋은 악기가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흥분을 하곤 했었다.
우리나라 기타아 제작의 역사중에서 큰 획을 이루는 사건이 있었다. .국보 제 1 호인 남대문을 해체 보수할때 500년 묵은 송판을 얻은 엄상옥 선생은 이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중의 한대는 미국 washington에 D.C.의 Sophpcles Papas 교수에게 증정되었는데, 그 악기를 처음 대면한 Papas교수의 놀라움과 기뿐순간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오 백년 묵은 나무를 그는 곧장 알아보고 그 역사성에 더욱 감동하고 있었다. 이 악기는 처음에는 Andres Segovia에게 헌정될 예정이었으나, 필자의 귀국일자인 1964년 2월까지는 세고비아가 워싱턴에 올 계획이 없었으므로 파파스 교수에게 행운이 돌아간 것이었다.그에 대한 감사의 보답으로 당시에는 매우 희귀한 현과 자료등을 엄상옥 선생에게 가져다 드렸다.
한 국제 guitart의 해외소개 제1호였으며, 파파스는 제자들에게 레슨을 할 때에 자주 이 악기를 사용했으며, 그를 방문한 많은 음악가나 제작가들에게 자랑했었다. 한국을 방문한 서독의 베렌트(siegbried Berrend)도 Lute(류트)와 같은 고색의 울림을 칭찬했었다.
1984년에 필자가 미국을 방문했을때에 양로원 생활을 하고 있던 파파스선생에게 전화를 했을 때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었다. 89세의 노 스승은 난청으로 전화통화가 무리였다. 나는 옆 사람을 바꾸어 달라고 해서 한국의 고송으로 만든 악기를 기억하는가 묻게 했다.노교수는 금시에 생기에 넘치는 반가운 목소리로 "어데서 전화를 거는거야?" 하고 기쁨에 찬 음성이 전화선을 타고 울려 왔었다.
전 기타협회 회장
의학박사 강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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